2025 리빙디자인페어 주제관 전시_the 6 hue / Exhibit
100A Philosophy
100은 한국어에서 ‘백’이라 발음되며, 두 가지 상징을 지닌다. 하나는 百(백)으로, 옛 한국에서는 이를 ‘온’이라 하여 ‘전부, 모두’를 뜻하며 곧 천지 만물의 이치를 의미한다.
다른 하나는 白(백)으로, 아무것도 채워지지 않은 상태, 즉 비어 있음과 순수한 시작을
의미한다. 이처럼 서로 다른 두 개념이 하나의 발음 속에 공존하며, ‘모든 것’과 ‘아무것도 없음’이라는 양극은 맞닿아 있다.
이는 결국 有(유)와 無(무), 충만과 공허, 생성과 소멸이 서로를 규정하고 완성시키는 원리를 드러내며, 우리가 마주하는 세계의 근본 질서를 상징한다. 여기에 더해 A는 ‘100’을 대하는 태도(Attitude)이며, 그 속에서 드러나는 미학적 의견과 해답(Answer)을 뜻한다.
따라서 100A는 천지의 이치를 담은 순수성 ‘100’을 마주하는 태도와 해석을 통해 확장되는 사유의 기록이자 체현을 의미한다. 이 철학은 100A의 디자인을 관통하는 근원적 질서이자, 모든 작업을 이끄는 정신적 토대가 된다.
100A Manifestation
2016년 설립된 100A는 건축과 공간, 브랜딩과 제품에 이르기까지 포괄적인 작업을
통해 기억의 표상을 기록하는 브랜드다. 공간에 스며든 이야기와 사람들의 삶에 귀 기울이고, 그것을 디자인이라는 언어로 번역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모든 것’과 ‘아무것도 없음’이 맞닿는 지점을 사유의 출발점으로 삼아, 태도를 세우고 미학적 의견을 정제하며, 공간·사물·사람·세상의 미묘한 관계를 탐구한다. 이러한 탐구와
소통의 흔적은 단순한 형태를 넘어, 사유와 태도가 보다 넓은 질서 속에서 체현되는 기록이 된다. 100A는 곧 세상과 관계 맺는 방식을 응축한 철학이며, 이것이 바로 100A가 추구하는 디자인의 본질이자 정신이다.
이러한 정신을 바탕으로 100A는 세계 무대에서 그 가치를 증명해왔다.
Red Dot Design Award, iF Design Award, Good Design Award, A’ Design Award, ICONIC Design Award를 비롯해 Asia Design Prize, Kosid Golden Scale Award, Korea Interior Design Best Award, Hidden Architects, Japan International Design Pioneer Award 등 국내외 주요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많은
수상 실적을 거두며 국제적 위상을 확립해왔다.
The 6 Hue
: 여섯 가지의 색채로 만나는 내면과 취향의 다층적 발견
집은 감정의 빛으로 우리를 감싸온 최초의 자리입니다. 아무런 구조도 기능도 없었지만, 불현듯 우리 안에 남아 있던 감각. 그것이야말로 집이라는 말이 가리키던 본래의 빛깔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음이 머문 자리, 기억 속에서 희미하게 번지는 감정의 결. 집은 나의 태도와 시선이 쌓여 이루는 고요한 흔적이자, 고유한 숨결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수많은 흐름에 휩쓸려, 그 자리에서 피어났어야 할 나만의 빛깔을 잊은 채 살아갑니다. 그래서 우리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마음이 진정으로 반응하는 순간들을 조용히 바라보아야 합니다. 작은 사물에 스쳐간 눈길, 어떤 공간에서 느껴진 낯선 안도감, 기억 속에서 잊힌 듯 다시 떠오르는 색 하나. 그것들이 모여 나만의 자리, 나만의 ‘없던 집’, 나만의 ‘어떤 집’을 이루어 갑니다.
당신은 어떤 자리에 머물고 싶나요?
그 자리에는 어떤 빛이 드리워져 있나요?
그리고 지금, 당신의 마음 깊은 곳은 무엇을 품고 있나요?
이번 전시 < The 6 Hue >는 여섯 개의 빛으로 짓는 여섯 개의 자리를 보여줍니다. 각각의 공간은 하나의 색을 품고 있으며, 그 색은 감각의 온도, 시선의 각도, 마음이 쉬어 가는 방식을 뜻합니다. 여섯 빛깔의 방을 거니는 동안, 당신은 잊고 있던 감각과 마주하고, 잠시 스쳐 지나간 감정의 결을 붙잡으며, 나만의 색을 새롭게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결국 ‘없던 집’은 당신 안에 숨어 있던 감정의 색채이며, ‘어떤 집’은 그 색이 당신의 밖으로 드러나는 과정입니다. 이 여정의 끝에서 당신이 만날 집은 결코 물리적인 구조물이 아닐 것입니다. 그것은 오직 당신만의 빛깔로 이루어진 자리, 가장 솔직하고 가장 내밀한 집일 것입니다.
빛이 머무는 자리, 감정이 깃드는 순간, 그리고 그 위에 당신. 이 전시는 당신이 그 길을 따라 걸어가며, 세상 어디에도 없는 단 하나의 색, 단 하나의 집을 발견해가는 여정의 시작이 되길 소망합니다.
당신의 빛깔로 지어진 자리, 그곳에 당신이 머무를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