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代가 함께 사는 집

 

서울 근교 도시의 번잡함을 지나 골프장 내 위치한 한적한 단독 주택가, 건축주는 도시 생활에서 향유하기 어려웠던 자연이 주는 치유와 여유를 위해 집을 짓기로 했다. 이들은 3대가 함께 모여 서로의 안위를 보살피면서 독립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주거공간을 필요로 했다. 우리는 공간의 프로그램을 통해 그들의 가치관을 반영하되, 건축적으로 대지와 직접적인 연결을 갖추고 이웃의 주거공간으로부터 시각적으로 단절된 ‘자연의 수평선 위에 새겨진 정제된 조각’과 같은 차분하고 무게감 있는 건축의 형태를 구현하고자 했다. 이 공간은 대지와 건축 그리고 가족 간의 관계를 통해 질서를 만들어가는 터전이자 삼대가 정주해야 할 ‘자리’ 임을 염두에 두고 진실함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대문을 열면 중정을 통해 공간 내부로 진입하게 유도되었고, 중정을 중심으로 건축을 ㄷ 자 형태로 배치함으로써 빛과 고요한 정취를 안으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한다. 빛과 함께 깊숙한 동선의 현관을 지나면 널찍하게 트인 자연의 정경과 높은 천장고의 거실을 마주하게 된다. 가족 공용공간인 1층의 시선은 골프장의 풍경과 연결되면서 다방면으로 입체적인 확장감을 느끼게 해주고 단정한 공간에서 벽면의 생경한 자연 질감을 새겨 둔 것은 자연에 대한 동경의 흔적이다.

계단을 올라가면 각각 조부모와 부모 그리고 자녀의 공간이 분리되도록 설계되었다. 각 층의 길게 뻗은 복도는 중정을 통해 빛의 아취를 담고 가족 각 개인의 영역을 구분하면서도 서로의 공간과 자연을 연결시켜주는 완충의 매개가 된다. 그리고 각 공간의 자연을 향해 열려 있는 크고 작은 프레임들은 담백한 배경을 바탕으로 아름다운 자연의 연속성을 담아낸다.

거칠고 단단한 질감과 수직적 형태는 그를 지킬 작은 성으로 충분했으나 그의 성을 에워싼 사연을 적지 않게 담고 있을 법한 건물들을 거스르지 않으면서도 어쩌면 동화적일 수 있는 색감을 적용한 것은 우리가 느꼈던 그의 분위기, 어른의 외형을 가졌지만 내면에 아이를 품고 있는 그와 닮아 보였기 때문이다.

이 주거공간은 자연을 통한 치유와 여유를 누리는 것과 아울러 서로의 안위를 들여다볼 수 있는 공간이다. 자연과 대지의 연결을 통해 곳곳의 시선이 맞닿으며 그들의 유대가 더욱 깊어져 그들의 이야기가 대지로 스미는 안온한 시간의 공간이 되길 바란다.